청산과 강제청산은 다른 말이다
청산은 원래 열어 둔 포지션을 닫는 것입니다. 롱을 판 쪽으로, 숏을 산 쪽으로 되돌려 끝내는 것입니다.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(CFTC) 용어집도 liquidation 을 먼저 "롱 포지션을 닫는 것"으로 풉니다.
강제청산은 내가 닫은 것이 아니라 거래소가 닫은 것입니다. CFTC 용어집은 이것을 forced liquidation, 곧 "값이 불리하게 움직여 증거금이 모자란 계좌의 포지션을 중개 회사가 정리하는 일"로 따로 적어 둡니다. 코인 선물 이야기에서 "청산당했다"는 거의 늘 이쪽입니다.
증거금과 레버리지
증거금은 포지션을 열려고 맡겨 두는 돈입니다. CFTC 용어집은 증거금이 "산 물건 값의 일부를 낸 것이 아니라" 계약을 지키겠다는 담보라고 못 박아 둡니다. 증거금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.
| 이름 | 뜻 |
|---|---|
| 개시증거금 | 포지션을 열 때 넣어야 하는 돈 |
| 유지증거금 | 포지션을 들고 있는 동안 늘 남아 있어야 하는 돈. 이 아래로 내려가면 강제청산 |
레버리지는 다루는 금액이 증거금의 몇 배인가입니다.
레버리지 = 포지션 금액 ÷ 증거금
1,000만원을 넣고 1억원어치 비트코인 롱을 잡으면 10배입니다. 값이 1% 오르면 1억원의 1%인 100만원을 벌고, 넣은 돈으로 치면 10%입니다. 거꾸로 1% 내리면 넣은 돈의 10%를 잃습니다. 값이 10% 내리면 1,000만원이 다 사라집니다. 실제로는 그 전에, 유지증거금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 거래소가 닫습니다.
청산가는 대략 어디인가
강제청산이 일어나는 값을 청산가라고 합니다. 수수료와 유지증거금을 빼고 아주 거칠게 보면 이렇습니다.
롱 청산가 ≈ 연 값 × (1 − 1 ÷ 레버리지)
숏 청산가 ≈ 연 값 × (1 + 1 ÷ 레버리지)
| 레버리지 | 버틸 수 있는 반대 움직임 (대략) | 8만 달러에 연 롱의 청산가 (대략) |
|---|---|---|
| 2배 | 50% | 40,000달러 |
| 5배 | 20% | 64,000달러 |
| 10배 | 10% | 72,000달러 |
| 20배 | 5% | 76,000달러 |
| 50배 | 2% | 78,400달러 |
| 100배 | 1% | 79,200달러 |
실제 청산가는 표보다 연 값에 더 가깝습니다. 유지증거금만큼 먼저 닫히고, 수수료도 빠지기 때문입니다. 유지증거금률은 거래소·종목·포지션 크기마다 다르고 바뀌기도 하므로 표는 감을 잡는 용도까지입니다. 정확한 값은 거래소 화면이 보여 주는 청산가를 보셔야 합니다.
실제로 그만큼 움직였나 — 세어 본 날
위 표의 "버틸 수 있는 움직임"을 비트코인이 하루 안에 실제로 얼마나 자주 넘었는지 셌습니다. 바이낸스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일봉 1,499일(2022년 9월 5일~2026년 10월 12일, 하루는 UTC 기준)에서, 그날 시가에 연 롱이라면 저가까지, 숏이라면 고가까지 얼마나 반대로 갔나를 봤습니다.
| 레버리지 (반대 움직임) | 저가가 그만큼 내려간 날 | 고가가 그만큼 올라간 날 |
|---|---|---|
| 5배 (20%) | 0일 | 1일 |
| 10배 (10%) | 12일 (0.8%) | 13일 (0.9%) |
| 20배 (5%) | 86일 (5.7%) | 112일 (7.5%) |
| 50배 (2%) | 475일 (31.7%) | 483일 (32.2%) |
| 100배 (1%) | 850일 (56.7%) | 856일 (57.1%) |
100배라면 이틀에 하루꼴로 그날 안에 버틸 수 있는 폭을 넘었습니다. 50배는 사흘에 하루꼴입니다. 10배는 4년여 동안 롱 쪽 12일, 숏 쪽 13일이었습니다. 이것도 하루 안만 본 것이고, 포지션을 며칠씩 들고 있으면 그 사이 움직임이 쌓이니 넘는 일은 더 잦아집니다.
종가만 보면 적게 보인다
같은 기간을 김프고가 쌓아 둔 비트코인 하루 종가 기록으로만 세면, 하루에 5% 넘게 내린 날은 32일입니다. 장중 저가로 세면 86일이었습니다. 강제청산은 하루가 끝날 때가 아니라 값이 닿는 순간 일어나므로, 종가 그래프만 보고 "이 정도면 안 닿았다"고 하면 실제보다 훨씬 적게 봅니다.
9년으로 넓혀 보면
김프고의 비트코인 하루 종가 기록은 2017년 9월부터 있습니다. 3,329번의 하루 변화 중 종가가 전날보다 10% 넘게 내린 날은 30일, 20% 넘게 내린 날은 1일(2020년 3월 12일, −39.5%)이었습니다. 종가로 50% 넘게 내린 날은 없었습니다. 장중 저가로 보면 더 많았을 것입니다.
어떤 값으로 판정하나 — 마크 가격
바이낸스와 바이빗은 둘 다 마지막 거래 값이 아니라 마크 가격으로 강제청산을 판정한다고 안내합니다. 마크 가격은 여러 거래소 현물 값을 섞은 가격 지수를 바탕으로 만든 값입니다. 바이낸스는 그 까닭을 한 거래소에서 잠깐 튄 값 때문에 불필요한 청산이 일어나는 것과 시세 조작을 막기 위해서라고 적어 둡니다.
거래소마다 규칙이 다르다
"청산가에 닿으면 닫힌다"까지는 같아도, 닫는 방식과 남은 돈의 처리는 거래소마다 다릅니다. 2026년 10월 13일에 각 거래소 공식 안내에서 확인한 내용입니다.
| 바이낸스 | 바이빗 | |
|---|---|---|
| 언제 | 담보(증거금+손익)가 유지증거금보다 작아질 때, 마크 가격 기준 | 격리는 마크 가격이 청산가에 닿을 때, 교차는 계좌의 유지증거금률이 100%에 닿을 때 |
| 닫는 방식 | 걸어 둔 주문을 취소하고, 먼저 일부를 줄여 보고, 그래도 모자라면 닫음. 남은 담보 일부를 청산 수수료로 가져감 | 단계식. 가장 낮은 위험 한도 구간은 포지션을 늘리는 주문을 먼저 취소하고, 그래도 모자라면 닫음. 높은 구간은 일부만 먼저 닫음 |
| 모자라면 | 보험기금이 메우고, 그것도 안 되면 반대편 포지션을 줄이는 자동 감축(ADL) | 위험 한도 구간·증거금 방식마다 따로 안내 |
격리와 교차
증거금을 묶는 방식도 고릅니다. 바이빗 안내에 따르면 격리는 포지션마다 따로 떼어 둔 증거금만 쓰므로 한 포지션이 청산돼도 다른 포지션에 번지지 않습니다. 교차는 계좌의 쓸 수 있는 증거금 전체를 여러 포지션이 같이 씁니다. 한 포지션의 이익이 다른 포지션을 받쳐 줄 수 있는 대신, 손실도 계좌 전체로 번집니다.
바이낸스는 포지션이 클수록 고를 수 있는 최대 레버리지가 낮아지고 유지증거금률이 높아지는 구간제를 씁니다. 같은 10배라도 포지션 크기에 따라 청산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.
김프와 무엇이 다른가
김프고가 재는 김프는 국내 원화 거래소의 현물 값입니다. 내 돈으로 산 현물에는 레버리지도 청산가도 없습니다. 값이 반으로 줄어도 코인 개수는 그대로 남습니다. 강제청산은 해외 선물 시장의 일이고, 김프고는 그 시장의 상태를 시장온도의 선물 시장 칸에 펀딩비·미결제약정·롱숏 계좌 비율로 따로 보여 줍니다.
이 글에서 말하지 않는 것
몇 배가 적당하다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. 강제청산이 많이 일어나면 값이 어떻게 된다는 말도 하지 않습니다. 레버리지와 강제청산이 무엇이고, 비트코인이 실제로 하루에 얼마나 움직였는지까지입니다.
